시스템평가 단계서 패널에 세로 줄무늬 생겨, 100만대 이상 패널 폐기 추정

LGD, 올해 아이폰11 프로맥스향 OLED 공급물량 500만대 이하 가능성 커져

사진=애플코리아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에 공급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품질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8월 중하순부터 9월까지 1개월 이상 생산된 물량 전체가 폐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첫 신형 아이폰향 OLED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패널의 동력마저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월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11 프로맥스(PROMAX)향 OLED에 품질문제가 발생했다. 모듈 조립 후 시스템평가 단계에서 패널에 세로 줄무늬가 생기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아이폰은 중국에서 폭스콘을 통해 전량 조립된다. 책임 여부가 폭스콘에 있는지, LG디스플레이에 있는지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LG디스플레이의 9월 아이폰향 OLED 공급 물량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품질에 문제가 생긴 제품은 전량 폐기된다. LG디스플레이는 7월말 애플 측에 관련 샘플을 공급하고 8월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했다. 8월 중하순부터 9월까지의 물량에 불량이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100만대 이상의 패널 공급이 좌초된 것으로 추정된다.

OLED 제조 공정은 백플레인 공정, 증착 및 봉지 공정, 모듈 공정 등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어떤 공정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LG디스플레이의 책임론도 거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9월 문제가 생긴 아이폰향 OLED를 두고 LG디스플레이 측의 책임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문제가 생긴 제품은 전량 폐기되는 것이 원칙인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는 6.5인치 사이즈인 아이폰11 프로맥스를 두고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물량을 나눠 공급했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내부적으로 올 한해 700만~800만대 아이폰향 OLED 공급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9월 품질문제 및 상대적으로 부진한 아이폰11 프로맥스 수요를 감안할 때 올해 LG디스플레이의 공급 물량이 500만대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을 두고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OLED 패널 공급에 문제가 생긴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화웨이의 '메이트20 프로'의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와 BOE가 물량을 나눠 공급했으나 스마트폰 화면 테두리와 전면부에 초록색 빛이 올라오는 불량이 상당수 제품에서 발생했다. '그린 스크린 게이트'로도 불린 이 문제는 LG디스플레이 측의 책임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LG디스플레이 측 백플레인 공정에서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평탄도가 일정치 못해 불량이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로 인해 150만~200만대에 달하는 관련 패널을 폐기해야만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향 OLED 공급 상황과 관련 "고객사 관련 정보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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